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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작곡가의 창작음악 세계
기사작성 : 아브라함   2019-07-10 12:27
합창 작곡가의 창작음악 세계
작곡가 안성혁 편

대담 / 김규현(前 한국 음악 평가협회 회장, 작곡가)

1. “과거 라벨이나 리스트 같이 기존 곡들을 연주단체의 편성에 맞게 많은 편곡을 했고 합창이 딸린 관현악곡들도 작곡했는데 그 동안 작업 했던 곡들을 말씀 해주시고 합창곡을 쓴다는 것은 자신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지 듣고 싶습니다.”

이렇게 제 작품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게 되어 기쁘고 감사합니다. 먼저 합창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제게 합창은 제가 표현하고 싶은 사상과 감정을 담을 수 있는 광활한 세계입니다. 많은 대가들이 자신이 표현 하고자 함을 합창으로 표현했듯이 저도 그렇습니다.
합창은 인간에게 직접적인 감동을 줍니다. 그것은 합창엔 가사가 있고 가사와 어우러지는 선율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특징 때문에 작곡가는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를 인류에게 직접 전달 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공감과 감동이 이루어집니다. 저에게도 합창은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가장 확실한 수단이 됩니다.
그 전달의 힘은 어디에 있을까요? 그것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노래하려는 과정에서 생깁니다. 한목소리를 만든 과정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돕는 사랑하는 마음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합창으로 사람들은 하나의 공동체가 됩니다. 그 공동체로부터 나오는 합창은 우리에게 감동을 줍니다. 부르는 사람에게도 듣는 사람에게도 합창과 관현악이 함께하는 첫 작품으로 2011년 성남시립교향악단의 위촉으로 교향시 “창의(국난을 맞아 의병을 일으킴)”가 있습니다. 당시 음악감독이셨던 지휘자 임평용의 지휘로 초연되었습니다. 보훈의 달을 위한 위촉 작품이었습니다. 두 개의 합창단, 3관 편성 관현악단, 발콘에 배치된 악기 군이 동원대는 대 편성의 악곡이었습니다. 위촉을 받고 가장 직접적이고 호소력 있는 표현을 위해 합창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합창곡을 쓰며 고려 한 것은 공간 음악이었습니다. 성남 아트센터는 합창단석에서 2층 객석으로 이동 할 수 있는 구조였습니다. 이를 감안하여 합창단을 시작 할 때는 양옆에서 그리고 끝 날 때는 곡 중간에 이동하여 전후로 배치되어 연주 할 수 있게 작곡하였습니다. 합창의 호소력 때문인지 청중은 기립박수로 호응한 매우 뜻깊은 음악회였습니다.
또 하나는 대전 스프링 페스티벌에서 연주한 Carmina Burana를 위한 서곡입니다. 본래 Carmina Burana에는 서곡이 없습니다. 이 음악회를 위해 서곡을 써달라는 요청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Carmina Burana운명적 서곡”이란 곡을 작곡했습니다. 이곡은 2중 합창이 들어갑니다. 공연 당일엔 현대무용과 관현악 합창이 연주하였습니다.
이후에 주목할 만한 합창곡으로 2018년 지휘자 조익현이 이끄는 센트럴 남성합창단이 위촉하여 작곡한 시인 윤동주의 “서시”입니다. 이곡은 한국 초연 후 일본 오사카에서 한일 합동 연주회에서 연주하였습니다. 또 같은 해 대전 시립합창단의 위촉으로 연주한 Die Stadt 2-1 “Kyrie”가 있습니다. 이곡의 완성일이 세월호 추모일이어서 세월호에 대한 추모 성격도 있는 곡입니다. 그리고 올해는 센트럴 남성합창단의 위촉곡인 윤동주의 시 “십자가”가 초연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리고 ‘考 김대중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 평화 음악회’ 음악 감독으로 합창위주의 추모음악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편곡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그것은 편성을 축소 확대하는 것과 그 주요 선율을 변주 또는 그 선율을 중심으로 다시 곡을 쓰는 편작곡입니다. 이 두 개의 작업은 작곡가의 의도 파악과 이를 다시 재창조하기 위한 편곡자의 상상력이 필합니다. 이러한 편곡 작업 중에 생각나는 편곡작업을 소개하겠습니다.
H. Malotte의 “주기도”를 ‘피아노와 관현악단’을 위하 피아노 협주곡으로 편곡하였습니다. 이는 피아니스트 조소형과 아르헨티나 라노스 국립대 오케스트라 및 가 연주하였습니다.
G. Mahler의 서거 100주년 되는 해 그의 교향곡 4번 전 악장을 1관 편성으로 편곡한 작품입니다. 지휘자 이운복이 이끄는 Andiemuik Philharmonia Orchestra의 Mahler 시리즈로 일환으로 위촉된 작품이었습니다. 이후 이 관현악단과 함께 Mahler의 교향곡 5번 1.2.3.5악장 교향곡 3번 6악장 등을 편곡해서 연주했습니다. 특히 교향곡 5번과 3번에는 제가 시도하는 공간 음향을 넣어서 편곡했습니다.
대전시향의 위촉으로 차이코프스키의 사계 중 6월을 피아노와 오케스트라를 위한 버전으로 편곡하였습니다. 그리고 Andiemusik Philharmonia의 위촉으로 쇼스타코비치의 현악 4중주 8번을 1관 편성으로 확대 편곡한 곡이 있습니다. 저의 모든 편곡 작품 작곡가의 의도와 달라진 편성에서 본곡의 음색을 최대한 살리고자 했습니다. 그리고 거기에 제 작품에서 오는 상상을 집어넣는 작업이었습니다.

편작곡에 관한 작업을 하나 소개하겠습니다. 공학박사이며 시인인 장달식 박사께서 시를 쓰고 직접 선율을 붙인 곡이 있었습니다. 그 선율을 가지고 제가 다시 오페라로 만든 오페라 “당신은 아시나요?”입니다. 작곡가가 만든 단선율과 그 선율을 통한 제 상상력이 합해져서 하나의 오페라로 재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다른 특수한 편성을 위한 작업을 다수 했습니다. 편곡은 제 2의 창작입니다. 그러나 원천은 작곡에 있습니다. 작품의 의도를 정확히 알고 그 의도를 위한 편곡자의 자유로운 상상이 필요한 작업니다. 원작을 해치지 않고 다시 재창조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자세로 편곡작업을 할 것입니다.

2. “합창곡을 작곡할 때 가장 비중을 두고 만드는 점은 어떤 것이고 작품에 구사된 음악어법(my idiom or language)이나 기법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합창을 쓸 때는 그 곡이 어떤 의미를 원하는 곡인가를 파악합니다. 그리고 그에 따른 가사를 어떻게 정할 것일까를 고민합니다. 또 가사로 시를 쓸 때는 시어의 반복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저는 시로 가곡을 쓸 경우는 아무리 짧아도 반복을 거의 하지 않고 그대로 씁니다. 그런데 합창을 쓸 때는 시인의 의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부분 반복을 하기 도 합니다. 그러나 시가 아닌 일반 텍스트일 경우는 좀 더 자유롭게 반복하여 강조 합니다. 즉 가사와 음악이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게 대등하게 쓰는 것을 고려하여 작업을 합니다.

음악기법은 어법적인 면에서 조성과 무조를 같이 쓰는 절충주의를 추구합니다. 합창의 내용과 합창하는 합창단과 또 청중에 대한 고려 또 음악회의 성격에 따라 둘의 무게 중심은 움직입니다. 누구나 부를 수 있는 곡을 쓸 경우에는 조성면이 더 강해지고요. 음악의 표현을 위해 현대어법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현대 어법을 씁니다. 합창음악에 톤 클러스터(tone cluster)도 도입을 하기 도 하니까요. 절충주의는 필요할 때 모든 어법을 쓴다는 면에서 실용주의적입니다. 그러나 조성으로 쓴다 해도 저는 새로움을 추구하지 예전 것을 답습하는 것은 거부합니다.

그리고 저는 작곡기법 면에서 푸가기법을 씁니다. 푸가는 동서양을 통틀어서 가장 완벽하고 중요한 작곡기법입니다. 이를 긴박감 있는 각 성부 진행을 통해 긴장과 이완 그리고 장엄함을 표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기법으로 곡을 쓰던가 아니면 부분적으로 응용하여 사용합니다.
화성은 유럽의 기능화성과 4도 및 5도 화성을 혼합하여 사용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이국적이고 동양적인 색체를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또 음 재료를 위해 다양한 음계와 메시앙의 모드를 사용합니다.
그리고 공간의 입체 음향을 사용한 공간음악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입체음향을 통한 의외성을 통한 감동을 배가시키기 위함입니다.
이를 종합적으로 사용하여 합창을 작곡하고 있습니다.

3. “가사(Text) 내용을 음악화 할 때 그 가사 처리를 합창곡에 맞게 어떻게 하는지 그 작업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우리나라 가사를 붙임에 있어서 고려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유럽이나 우리나라 말은 의성어이지만 유럽의 의성어와는 다른 성질이 있습니다. 유럽 쪽이 우리문자보다 표의문자에 가깝습니다. 예 컨데 “Gott” 한 음표로 표현되나 우리는 “하나님”이라는 세 음절로 표현되고 각각 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므로 한국어로 곡을 쓴다면 단어도 단어지만 그 문장의 프레이즈가 중요합니다. 한 프레이즈를 통해서 표현 될 때 가사 전달이 용이해집니다.
프레이즈를 표현함에 있어서 중요하게 고려 되어야하는 것은 강세입니다. 강세는 주요단어에 있겠으나 여지 것 작곡된 곡들의 가사 붙임을 본다면 중요한 단어가 반드시 강한 강세와 긴 음가를 갖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공통적으로 고려되는 것은 음악과 가사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것입니다. 노래를 하거나 선율 없이 리듬만으로 가사를 읽었을 때 가사가 입에 자연스럽게 붙는가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작곡을 합니다. 먼저 가사를 외우고 또 그 가사와 맞는 선율을 머릿속으로 떠올립니다. 그리고 선율과 가사를 매칭 시키는 과정에서 적절한 리듬의 변화를 시킵니다. 그렇게 함으로 선율과 가사가 각각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할 수 있는 합창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과정을 거치거나 또는 과정 중에 화성적인 면 반주적인 면들이 고려되어 최종 완성을 하게 됩니다.

4. “특히 가사의 운율과 리듬 그리고 주어와 서술어 등 내용전달을 정확히 하 기 위해서 창작 기준이나 원칙이 있으면 소개를 해주시죠.”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가사 표현 할 때 주요 단어를 표현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그런데 더 중요한 것은 가사와 프레이즈를 어떻게 사용 하느냐 입니다. 그리고 리듬입니다. 가사를 전달하기 위해 우선 가사를 외우고 계속 되새기며 거기에 맞는 선율 그리고 리듬을 찾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파트의 상호 보완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려하여 작곡합니다. 가장 경계해야할 작곡방법 중 하나는 화성을 미리 정하고 그 화성위에서 선율을 만드는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이런 작곡법은 입시과정에서 학생들이 훈련 받는 작곡 방법 중 하나인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해서는 좋은 곡을 개성 있는 곡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먼저 그 곡을 쓰기 위한 동기와 영감을 갖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선율 화성 반주 등을 동시에 고려하여 작곡하는 것입니다. 저는 이렇게 작업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습니다.

5.“평소 추구하고 있는 사조(trend)나 관심사가 있으면 듣고 싶습니다.”

저는 절충주의를 추구합니다. 때때로 조성만의 곡을 쓰게 됩니다. 이때 제가 쓰는 작품은 조성으로 현대음악을 쓰는 것이지 조성을 사용하였다 하여 과거의 음악을 쓰는 것은 아닙니다. 저의 절충주의는 어법적인 면에서 조성 그리고 무조를, 형식적인 면에서 서양의 전통 형식과 이를 발전 시켜 자유로우나 균형이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추구합니다. 이를 위하여 연구하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을 말해보겠습니다.
제 관심사는 동양 특히 한국의 음악 발전 기법에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언어에 비유해보겠습니다. 내가 독일어를 구사하는데 한국적인 사고로 독일어를 구사합니다. 그러면 독일인들은 한국적인 독어 들으며 완전한 이해를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음악도 마찬가지라 생각합니다. 내가 한국인인데 그 사고를 서양적인 구조에서만 표현한다면 결국 뭔가 잘 맞지 않는 옷을 입는 것처럼 어색 할 것입니다. 그래서 한국의 음악의 속성과 발전 양식을 도입한다면 그 어색함이 덜 할 것이고 또 새로운 음악 발전 방식이 찾아 낼 수 있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 생각은 서양음악과 동양음악의 경계를 만들고자 함이 아닙니다. 새로움을 추구하기 위한 방법으로 둘 다 연구해야 하고 이를 음악으로 표현해야하는 필요성을 말한 것입니다.

6. “오늘날 같이 자신의 훌륭한 작품이 만들어지는데 원천(source)이 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

저는 세 가지 목적으로 곡을 씁니다. 하나는 하나님을 위한 작품입니다. 또 하나는 인류를 위한 것이고요 마지막으로 제 개인의 경험을 토대로 한 개인적인 체험 고백적 작품입니다. 이를 위한 원천은 성경과 지구와 자연, 우주에 대한 상상, 태고의 신비와 인류입니다.

특히 성경의 천지창조 과정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해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과학적인 지식도 도움을 줍니다. 이러한 과정에서 나온 작품이 “Das Urlicht(태초의 빛)”입니다. 대전 시립교향악단의 위촉으로 2015년 초연되었고 2018년 교향악 축제에서 J. Judd의 지휘로 대전 시립교향악단이 연주하였고 미국에서 Wright State University Symphony Orchestra와 차인홍 교수의 지휘로 연주 되었습니다. 이 곡에는 제가 위에 언급한 내용이 들어가 있습니다.

인류는 우주 시대를 열었습니다. 그런데 최첨단의 과학시대를 개척하고 있는데도 지구는 환경은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특히 엘리뇨 현상에 의한 기후 변화 와 플라스틱의 무분별한 처리는 큰 문제입니다. 플라스틱의 바다 유입은 바다의 생명들의 생존의 위협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문제는 인류를 위협할 것입니다. 또한 인류는 많은 예산을 드려 우주 밖에서 생명체를 찾고자 하면서 정작 생명체로 넘쳐나는 지구를 돌보지 않는 모순된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도 제가 표현하려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교향시 ‘Ungewoehnlicher Winter(이상한 겨울)’ ‘Die Verzerrung der Jarhreszeit(일그러진 계절)’을 썼습니다.

다른 하나는 인류가 모두 직면하고 있는 삶에서의 문제입니다. 거리에 주변에 사람은 많지만 외롭습니다. 물질은 풍요롭지만 마음은 허전합니다. 말은 많이 하지만 소통이 안 되고 물리적인 싸움은 드물지만 말로 상처를 주고받습니다. 이런 문제의 해결은 사랑입니다. 이런 주제로 저는 2017년 앙상블 판이 위촉한 Clarinet 5중주의 Tonbild Stadt 2(음화 도시2) “Die Traurigkeit der Stadt(도시2 도시의 슬픔)”라는 작품을 썼습니다. 지휘자 김지훈 선생의 지휘로 초연되었습니다. 이 인류의 근본적인 문제 역시 제 작곡의 주요 주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개인적인 작품 피아노 소품 “Im Juli”라는 작품을 쓰기도 했습니다.
위에 언급한 주제들은 제 작품의 주요 원천이 되고 있습니다.

7. “창작에 있어서 시대성, 현대성, 예술성, 민족성 등 21세기 작곡가로서 이런 점들을 자신의 작품에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지 그 현상을 알고 싶습니다.”

현대는 과학문명의 발달과 함께 우주시대가 열었습니다. 사물을 보는 눈이 더 디테일 해졌으며 과학문명으로 인해 지구는 더 좁혀졌습니다. 나라간 민족 간 문화소통은 어느 시대보다 빨라졌습니다. 더욱이 기계문명과 Ai의 발전은 인류에게 희망과 불안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습니다. 또 유전자학의 발달로 생명체의 복제가 실현되고 있고 지금은 인간 복제에 대해서도 심각하게 고려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윤리문제와 얽혀 갈등을 일으키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시대적 변화는 현대인의 가치판단의 기준 달라지게 하였습니다. 이로 인해 전통사회로부터 내려온 도덕윤리규범과 충돌합니다. 또 동서양의 문화의 만남의 속도도 빨라졌습니다. 각 문화의 만남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 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시대의 변화는 예술도 변화하게 하였습니다. 세계 공통의 문화가 만들어지면서 창작 면에서 두드러지게 요구되는 요소가 있습니다. 그것은 각국의 고유문화를 포함한 창작물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인류가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형태의 문화가 발생했는데 그 중 하나가 지구촌의 클래식 문화입니다. 이는 유럽에서 시작되었으나 지금은 인류가 공통으로 향유 할 수 있는 인류의 문화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지금부터 창작음악에 대해서 살펴보겠습니다.
창작음악의 교류도 빨라졌습니다. 이 교류 가운데서 각 나라가 갖는 다른 나라의 창작 음악에 대한 기대치가 있습니다. 그들은 다른 나라의 고유문화에 기반을 둔 새로운 창작음악을 듣고 싶어 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려면 작곡가는 고유문화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자국의 음악적 요소만으로 창작되었을 때의 한계성이 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를 절충주의 범주 안에서 수용하여 작곡합니다. 현대음악의 큰 흐름 중 하나 무조의 material과 조성 material을 같이 필요적절한 곳에서 같이 쓰고 있습니다. 또 서양음악의 기능화성과 동양적 요소가 강한 4도 및 5도 화성의 혼합사용을 하고 있습니다. 동양적음재료와 서양적음재료를 절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내 창작의 방향은 동양 중 특히 우리나라의 음악의 구조를 연구하여 그 발전 방식을 도입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를 동서양의 작곡기법을 절충하여 작곡하는 것입니다. 또한 이 방식을 궁극 적으로 푸가에 도입하는 것이며 이를 기독교 정신을 밑바탕에 두고 창작하는 것입니다.

8. “합창 지휘자들이 자신의 작품을 연구나 분석 할 때 어느 측면에서 비중을 두고 들여다보아야 하는지 도움말(Tip)을 준다면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제 작품은 절충주의에 입각하여 쓰고 있습니다. 조성적인 측면도 강하고 구조적으로는 서양 구조와 발전 방식을 따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구조적 기법적인 것은 이것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그리고 묘사적인부분도 있습니다. 각 노래와 반주 등에는 때때로 어느 특별한 움직이나 배경 등을 암시하는 표현주의적인 표현도 있습니다. 전 가곡 나그네를 작곡할 때 전주 부분에 나그네의 지친 모습을 불규칙적인 리듬으로 표현한바 있습니다.
또 하나 내 음악의 숙제와도 같은 것이 있는데 바로 푸가입니다. 내 작품엔 푸가기법 또는 카논기법을 자주 씁니다. 푸가기법을 통해서 긴장과 이완, 장엄함 또 절정을 표현합니다.

화성적인 측면에서는 서양의 전통 기능화성과 4도 및 5도 화성 그리고 제가 창안한 장 2도를 중심으로 화음을 쌓는 자유 대칭화음과 톤 클러스터(tone cluster)를 필요시 적절하게 혼합하여 사용합니다. 음의 material로서는 장단 조 음계 및 교회선법 그리고 5음 음계와 12음 기법, 메시앙의 모드를 포함한 각종 음계를 사용하여 작곡하고 있습니다. 역시 이것도 절충주의와 실용주의에 입각해서 필요한 부분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를 참고하시면 됩니다.

9. “오늘날 한국 창작 합창곡 쓰기의 문제점을 말한다면 무엇이고 자신이 추구하는 창작의 지향점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우리민족은 가무를 좋아해서인지 노래가 매우 발달 했습니다. 그 전통이 계속되어 성악과 합창 분야에서 꾸준한 발전 했고 세계적인 반열에 올랐습니다. 창작합창음악 역시 많은 발전을 거듭했습니다. 특히 눈여겨 볼 것은 우리 창작 합창음악의 세계화입니다. 예를 들어 지휘자 윤학원교수의 업적입니다. 그는 합창을 선도적으로 이끌면서 또 창작에 많은 심열을 기울이셨습니다. 여러 작곡가와 이를 꾸준히 추진했고 그도 한국정서가 풍부한 곡을 작곡하였습니다. 그 결과 한국적 요소로 작곡한 곡이 세계 합창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게 되었습니다. 작곡가 우효원님의 “뫼나리” “Credo”같은 작품이 대표적인 작품입니다. 매우 기쁜 소식입니다.
국내에서도 창작된 음악은 매우 활성화 되어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곡이 나오면 많은 합창단에 의해서 자발적 재연이 됩니다. 또 대중적인 친화력도 강합니다. 좋은 현상입니다.
그런데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조성이 아니고 무조이거나 좀 어려운 화성 구조를 갖게 될 경우 회피한다는 것입니다. 대중성이 없고 또 연주하기 쉽지 않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러나 듣기 좋은 음악, 쉬운 음악만 한다면 창작합창음악의 진정한 발전은 있을 수 없습니다. 이런 문제는 전문합창단 특히 국공립 합창단에서 풀어야 합니다. 그런 면에서 국립합창단을 포함 각 시립합창단에서 매년 창작곡을 공모 발표하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입니다. 다만 그 선택의 폭이 다양해 져야 하고 전문화 되어져야합니다. 그래서 조성에서부터 무조까지 다양한 형태의 합창음악이 창작되고 연주 돼야합니다. 앞으로 이러한 활동을 기대합니다.

10. “끝으로 훌륭한 작곡가가 되기까지 어떤 노력을 했고 자신에게 영향을 준 작곡가는 누구이고 작품은 어떤 것인지 듣고 싶고 그 영향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서양 작곡가로서 베토벤과 G, Mahler, J. Herchet가 있고 한국작곡가로서 윤이상 선생과 강석희교수님 그리고 작곡 은사님이신 임평용교수님이 계십니다. 베토벤의 작품 중엔 그의 교향곡 5번과 9번 합창 그리고 에그몬트 서곡과 피아노 소나타 비창과 열정이 있습니다. 특히 베토벤의 이름을 모르던 어린 시절 TV에서 프로그램 사이에 나오는 막간 화면과 함께 흘러나오던 그의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2악장은 어린 시절 내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5번 교향곡의 1악장의 중반부의 현과 관이 숨을 쉬듯 주고받는 부분에서는 현대성을 보았습니다. 9번 교향곡 ‘합창’ 4악장에서 주요주제를 변형하여 푸가를 만들고 후에 나오는 화성들의 움직임은 우주의 소리를 연상케 하는 하였습니다. 이 부분을 통해 음악으로 구조와 음악으로 상상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말러의 음악에서 영향을 받은 것은 교향곡 1번과 2번 3번 그리고 8번입니다. 말러의 교향곡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은 다양한 음악 세계가 있습니다. 그 세계를 경험하다 보면 큰 감동과 함께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또 그의 표제적인 성격이 있는 음악에서 서사적인 내용들의 처리를 배울 수 있었습니다.
Prof. J. Herchet는 제가 독일에서 배운 분으로 그의 합창을 위한 시편 그리고 누가 수난곡을 통해서 합창의 공간음향 활용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또 다른 작품들을 통해 2차 세계대전에서 드레스덴의 입은 상처를 표현함으로 전쟁에 대한 경각심과 평화의 필요성을 알게 하였습니다.

이들의 작품들을 통해 공통적으로 볼 수 있는 것은 대위적인 처리입니다. 거기엔 푸가의 기법이 들어가기도 하고 단순 모방의 모습도 보입니다. 대위 적 처리는 음악의 건축물을 이루는데 중요하게 쓰입니다. 두 대가의 대위법적인 구성의 힘은 정말 놀라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은 음악적 구조와 아이디어를 자신들의 음악으로 표현하였습니다. 이는 저에게 큰 가르침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 음악가로서 윤이상 선생과 강석희 선생 임평용 선생에게서 영향을 받았습니다. 윤이상 선생의 무악, 예악을 처음 들었을 때의 일입니다. 그가 우리음악의 material을 현대 기법을 합쳐서 세계화 시킨 것은 정말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전통음악을 단순한 음 재료로서만 접근하지 않고 한국음악의 근본적인 이해를 토대로 만들었다는 점은 앞으로 한국음악을 연구하는데 지침이 될 것입니다.
음악은 사상을 담는 그릇입니다. 그의 도교 사상인 정중동이 음악 통해 표현 되는 것을 보았습니다. 또 우리나라가 군부독재로 인해 어려웠을 때 행동하는 양심으로서 독일에서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서 힘 섰고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위해서 애쓰신 모습은 음악가로서 귀감이 되는 모습이었습니다.

강석희 교수께는 졸업 후 1년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는 내게 어법보다는 책을 많이 읽으라고 했습니다. 후일 그것은 작곡하기 위해 기본 소양을 기르라는 것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선생께 배우는 동안 그의 “부루”를 들을 수 있었고 분석 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품은 전통적인 자장가와 12음기법의 절묘한 조화를 이룬 작품이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아이디어로 그치지 않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 있는 작품이라는 게 놀라웠습니다.
이후로 음악의 철저한 구조를 배우게 되었습니다. “효과는 음악이 아니다”라는 말씀을 하시곤 했습니다. 음악의 근본을 알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의 음악적 특징은 한국적인 요소만을 쓰지 않고 서양 어법으로만 곡을 쓴다 할지라도 작곡가 강석희의 음색이 나온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작품을 쓰더라도 자신만의 개성이 나와야 함을 배웠습니다.

그리고 대학 때 은사님이신 임평용 교수십니다. 그는 내가 막 목원대에 입학하여 음악에 눈을 뜨던 시절 말러 교향곡 1번과 함께 “음악은 논리다.”라는 말씀으로 내 음악에 대한 이정표를 제시해 주셨습니다. 또 그는은 당시 광주시향 지휘자였습니다. 지휘의 경험을 토대로 이론과 실재의 간극을 좁히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 하셨습니다. 그가 작곡한 “천지”라는 작품은 한민족의 기상과 함께 서양악적인 요소와 한국음악적인 요소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멋진 판타지를 만드는 곡이었습니다.

위에 열거한 작곡가들의 작품을 통해서 나는 음악적인 논리적 구조를 바탕으로 한 음악건축물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아이디어와 악보상의 건축물로 끝나지 않고 음악화 되어 음악으로 탄생되는 것을 보며 배웠습니다.

저는 앞으로도 앞서 얘기한 내용들을 발전 실천하기 위해 노력 할 것입니다. 음악으로 소통하고 공감하고 그리고 그 안에서 행복할 수 있는 그런 음악을 쓸 것입니다.

작곡가 안성혁

목원대 음악교육과 및 독일 Dresden 국립음대KE(박사) 졸업(작곡), 한국지휘아카데미 졸업(지휘)
대전시향, 성남시향, 서울시국악관현악단, Adiemusik Philharmonia, 미국 Wright State University Symphony Orchestra, 아르헨티나 Orquesta del Centro de Conocimiento, 라노스 국립대학 관현악단, 유벨톤 심포니 등 유수 관현악단과 작품발표
대전 시립합창단, 서울센트럴 남성합창단, 대전남성합창단, 세종남성합창단 등에서 합창작품 발표 및 예정
Darmstadt 독일한국음악제, 2018 교향악축제, 오사카 한일 남성합창단 교류음악회, 서울창작음악제 관현악부분 입상(2012), 대전현대음악제, 대전 스프링 페스티발, 합포만현대음악제, 대전국제기타음악제 등의 다수 음악제에서 작품발표
한국, 독일, 스위스, 미국, 일본에서 주요음악제 및 음악회에서 작품 발표
성신여대, 국민대 강사, 서울 로얄 심포니 전임 작곡가, 유벨톤 심포니 오케스트라 상임작곡가 역임
현) 목원대, 충남대 강사. 서울센트럴 남성합창단 작곡 편곡위원, Andiemusik Philharmonia 상임작곡가, 삼광교회 호산나 찬양대 지휘자, 중도일보 칼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