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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휘 세미나
기사작성 : 아브라함   2018-06-25 17:13

반쪽짜리 합창 지휘 세미나를 비판과 충고(忠告)

 

/김규현(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작곡가)

 

세미나의 문제점과 허구

매년 여름만 되면 방학을 이용해 이곳저곳에서 성가대 지휘자와 일반 합창단 지휘자들을 위한 합창지휘 세미나나 강습회가 열리는 것을 볼수 있다. 3·4일의 짧은 기간이라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주로 단편적인 지휘법이나 합창 소리만들기 그리고 곡 소개 등 강의가 일반적이다. 물론 특강도 몇 개 끼워 넣기도 한다. 수강자들은 모두라고 할 정도로 성가대 지휘자들이다. 어떻게 보면 이들은 전문가 아닌 전문가들이다. 그래서 세미나 교육이 전문성이 전제되어야 한다. 최근에 합창 지휘 세미나나 그 밖에 강습회를 보면 전문성이 결여되어 보이고 창의적인 교육을 볼 수가 없다. 매회 동일한 강사들의 똑같은 강의 내용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미나와 강습회들이 협찬 출판사들의 곡집 장사를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이렇다보니 강사 선정도 출판사들의 입맛에 맞게 서로 나누어 세우는 것 같은 인상을 주고 있다. 순수 음악 교육을 한다면서 상업주의 세미나로 전략한다면 신성한 교육의 장이 될 수 없다. 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려면 순수해야 한다. 오늘날의 세미나나 강습회 교육은 천편일률적이고 가창 교육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노래하는 법이나 단조로운 지휘법을 가르쳐주고 시범 합창단들의 연주를 들려주는 것이 전부다. 참가자들 스스로 지휘해서 음악을 만들 수 있게 가르쳐주는 강의가 이루어져야 되는데 앵무새 같은 지휘자들을 대량으로 생산하는 세미나가 되고 있으니 진정한 전문가 양성은 기대할 수가 없다. 어설픈 지휘법이나 노래하는 법 교육 이전에 합창음악의 본질을 가르쳐주어야 한다. 시대와 환경이 급속도로 변해가고 있는 작금에 세미나나 강습회 수준을 보면 한심하기만 하다. 창의성도 결여됐고 지향점도 확실하지 않다. 물론 단기간의 전문 합창 지휘자 양성이긴 하지만 세미나 전체를 훑어보면 이것은 기만이다. 강사들의 포괄적인 전문성도 의심되는 것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구태의연한 강의보다 과학적인 교육 필요

세미나와 강습회의 내용과 강의 방식은 시대 수준에 맞게 변해야 하고 전문화 되어야 한다. 참가자들에게 자극(feedback)이나 주고 정보교환이나 하게하고 자료들을 주는 식의 얄팍한 생각으로 세미나를 열어서는 안 될 것이다. 수강자들이 스스로가 악보를 정확히 분석하고 읽고 해석해서 정확한 지휘로 음악을 끌어내어 완성도 높은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는 교육을 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 음악 작품 구조를 파악할 수 있는 이론 교육이 필요하다. 화성학, 대위법, 악식론 등이 그것이다. 물론 많은 참가자들 중에는 이미 이런 것을 인식한 사람도 있기는 하나 문제는 그들이 그 이론에 대한 전문지식과 구조적 기능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전제되어 있느냐다. 곡을 정확하게 구조 분석이나 음악적 파악을 못한다면 아무리 능란한 지휘법 구사나 가창력이 있는 지휘자라고 하더라도 올바른 해석과 음악 만들기 지휘는 어불성설이다. 시범 합창단을 세워놓고 연주법이나 노래를 익히게 하는 현재의 교육 방식은 비생산적인 교육이다. 물론 수강자들의 음악적 수준을 감안해서 도입한 교육방식이겠지만 허울 좋은 반쪽짜리 교육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식의 듣고 배우는 가창 교육보다는 스스로가 합창 지휘자를 만들어 갈 수 있는 자립성을 키워주는 교육을 해야 한다. 무엇(What)을 어떻게(How) (Why) 교육이 그것이다. 음악 작품이 무엇으로 이루어졌고(Contents) 왜 이렇게 만들어 졌는가(texture & structure) 그리고 이것을 음악 예술(music art)로 어떻게 만들 것인가(Interpretation) 등을 구체적으로 스스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가르쳐 주는 일이 그것이다. 이와 함께 시대적 연주관습(performance practice of period)도 가르쳐주어야 정상적인 교육이라고 할수 있다. 이를 위해서 전제되어야 할 강의가 음악이론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전체작품의 음색적 음향(sound)의 토대를 이루는 화성학, 구조적 다성음악 작품의 작곡 기법인 대위법, 곡 전체 구성의 뼈대인 형식론, 시대적 연주 양식과 연주관습을 읽을 수 있는 음악사 등을 가르쳐야 좋은 자립적인 지휘자 양성이 될 수 있다. 대학에서 4학기를 해야 될 이론 과목들을 며칠 만에 모두 훑어서 가르쳐준다는 것은 불가능할 수는 있다. 그러나 얼마든지 시청각 교육을 병행해서 압축된 강의로 교육을 하면 가능할 수가 있다. 최첨단 시대에 이런 것이 교육에 제대로 도입이 안 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 그나마 평생 교육 차원에서 매년 세미나와 강습회가 열리고 있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참가자들이 합창 음악을 만나고 정보를 얻고 자료를 얻고 피드백을 받을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확한 악보 읽기(Reading music) 교육 없이 피상적인 교육만 하고 있는 작금의 세미나나 강습회는 반드시 변해야 되고 전문화되어야 한다.

반쪽짜리 교육이 아닌 본질을 가르쳐주라

그리고 주최자들이 명심했으면 하는 것은 출판사 돈벌어주는 세미나가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강사들도 단골 강사들만 세우지 말고 최고의 전문 강사를 세워야한다. 측근 강사들만 세우는 오늘날의 세미나는 아무 특성도 없고 정체성도 결여된 매너리즘에 빠진 측근 강사들만의 잔치 같은 인상을 떨칠 수가 없다. 도대체 세계적인 수준의 국내 음악계에 그렇게도 강사가 없단 말인가. 매회 세우는 단골 강사들은 자타가 공인하는(한국 음악계가) 최고 인물이라고 하기에는 뭐 그렇지 않은가(?). 제발 부탁은 모든 것을 초월해서 인맥·학맥을 따지지 말고 창의력 있고 실력 있는 강사를 세워 최고의 세미나나 강습회를 만들어가라. 그렇지 못하면 오늘날같이 반쪽짜리 세미나나 강습회로 정체될 수밖에 없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제는 수박겉핥기 식의 피상적인 세미나를 하지 말고 합창음악의 본질을 가르쳐주는 교육을 해가야 한다. 합창 연주를 보여주고 그대로 따라하게 하는 현재의 연주법 교육은 초등학교 음악시간 같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런 교육을 걷어내고 창의적인 교육을 개발해서 교과학적인 세미나와 강습회를 만들어가야 한다. 10년이 넘게 세미나에 참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단순한 합창곡 하나 완벽하게 분석과 분해하지 못하는 음맹(音盲) 지휘자를 낳고 있는 작금의 세미나는 도대체 무엇을 가르쳤는가. 요즘 세미나나 강습회를 보면 아무 철학 없이 파퓰러리즘(popularism)에 빠져 교육의 본질을 상실해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반성해야 될 것 같다. 세미나들이 대부분 성가대 지휘자들을 위한 교육이라는 면에서 교회 음악 특히 예배 음악의 본질 접근이 절실히 필요해 보인다. 시대적인 변화에 불가피한 것이겠지만 많은 강의 내용들이 교회음악의 세속화를 부추기고 있는 것을 볼 수가 있다. 음악적인 기본(음악 이론 전반, 시창력, 연주력 등)이나 신학적인 기본 지식을 잘 갖추어지지 않은 많은 수강자들에게는 현재의 지휘법이나 가창 교육은 뜬 구름 잡는 공허한 강의가 될 수밖에 없다. 세미나 교육내용이 기준도 결여됐고 지향점도 분명하지 못하다. 이제는 반쪽짜리 세미나를 하지 말고 기본에 충실한 체계적인 전문 교육을 해가야 제대로 된 세미나가 될 수 있다. 제발 협찬한 출판사들의 곡집이나 소개하고 가르쳐주는 가창 학교 수준의 세미나를 탈피하고 창의적인 콘텐츠 개발을 통해서 21세기 수준에 어울리는 세미나를 만들어 가라. 이럴 때 반쪽짜리 세미나나 강습회 모습을 탈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라도 주최자들은 백화점식의 구태의연한 사고방식과 의식 구조를 확 바꾸고 시대수준에 부응하는 창의적이고 체계적인 최고의 세미나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