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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한국 창작 음악체
기사작성 : 아브라함   2020-02-18 15:38
제 11회 ARKO 한국 창작 음악제
-양악 부문을 듣고-
글/ 김규현(前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 작곡가)

한국문화음악예술위원회(위원장 박종관)가 주최한 ARKO 한국 창작 음악제(2월 11일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가 1,2부로 나누어서 경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지휘 정나라)연주로 있었다. 작년 11월에는 국악 작품 여섯 곡이 발표됐다. 금년은 음악제가 양악 창작 부문으로 열한 번째를 맞았다. 발표된 여섯 곡들(최재혁: ‘야상곡 6번’, 최진석: ‘움직임 이후의 방향’, 김동명: ‘심연’, 이문희: ‘소릿거리’, 장은호: ‘교향시 설경’, 위촉곡인 조은화: ‘정선 아리랑’)은 위촉곡을 포함해 공모에서 입선된 6곡들이 발표됐다. 발표곡들은 소위 급진적인 현대 음악풍의 작곡 기법과 표현 양상들이 구사된 면모를 볼 수 있었다. 이런 작곡 경향(타악기의 강한 사운드와 아방가르드적인 곡쓰기)은 7,80년대 국내 2,3세대들이 즐겨썼던 작곡 방식이다. 대체로 곡들은 20세기 작품이지만 신선감을 주었고 한국 창작 음악의 정체성 수립을 해보려는 노력도 몇 곡 보였다. 위촉곡인 ‘정선 아리랑’과 공모 입선 곡인 ‘소릿거리’가 그것이다. 그러나 입선 곡 작곡가들의 작품은 대부분 시대성이나 최첨단 현대 작곡 기법등을 구사한 것은 좋았으나 구성력(composition)과 음악적 조직력(musical texture and structure)등이 빈약해 곡들이 모래 위에 세운 집(The house was built on the sand) 같은 인상을 주었다. 최재혁의 ‘야상곡 6번‘이 그것이다. 현대적 표현 접근은 살만했으나 구조적인 다양성 접근을 했더라면 작품이 더 좋았을 것이다. 위촉된 ’정선 아리랑‘(조은화)과 김동명의 ’심연‘만 보더라도 내용 전개의 음악적 연개성이 빈약했고 곡이 산만했다. 정선 아리랑의 경우 강원도 민요를 음소재(tone material)와 주제로 쓴 만큼 그 효과를 살려주지 못했고 민요 주제를 음악적으로 재구성해 예술적으로 승화시켜 만드는 일이 서툴러보였다. 후반부에 민요 주제가 나오는데 원형 노출하지 말고 예술 작품으로 승화를 시켰더라면 더 좋을 성 싶었다. 대체로 입선된 다섯 작곡가의 장점은 첫째, 현대 음악의 개념 설정이 우수했던 점이다. 그러나 일부 몇 작품은 반복악절 진행이 작품성을 떨어지게 했다. 두 번째는 현대 관현악법 구사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나 일부 작곡가는 악기 배합(combination)이 서툴러서 sound가 매끄럽지 못했다. 세 번째는 작곡가로서의 상상력과 표현력을 잘 보여준 점이다. 네 번째는 음악적 감각이 뛰어나고 높은 음악성이 있는 창의력을 갖고 있는 점이다. 이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창작 음악의 문제를 보여주었던 것은 이런 점 때문이다. 첫째는 구성력(composition)과 표현력(expression)의 결여된 점이다. 아무리 기가 막히게 작곡 기법을 구사했더라도 이것이 전제되지 않으면 (위 두 가지가) 엉성한 곡쓰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두 번째는 다양성(variety)과 일관성(unity)이 결여된 점이다. 변화가 필요한 예술 작품의 획일화 현상은 작품성이 떨어지게 한다. ‘야상곡 6번’(최재혁), ‘심연’(김동명)의 경우 좀 더 다양하게 변화를 주었더라면 더 훌륭한 작품이 되었을 것이다. 세 번째는 작품성(personality of composer)과 예술성(artistry)에 대한 인식이 결여된 점이다. 각 작품의 가치성과 작품성, 그리고 예술성에 대한 식별력이 없으면 좋은 작품을 쓸 수가 없다. 작곡가는 타인의 작품은 물론 자신의 작품에 대해서도 작품성과 예술성의 유무를 정확히 가치 평가를 할 수 있어야 좋은 작품을 쓸 수가 있다. 이번 ARKO 창작음악제에서 입선되어 발표한 작곡가들은 작품 발표를 통해서 전문 작곡가로서의 능력을 보여준 좋은 자리였다. 끝으로 작곡가들에게 한 마디 하겠다. 최재혁은 현대음악의 mind와 창작 능력은 갖고 있는데 구성력과 다양성있는 표현 접근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을성 싶다. 최진석은 상당히 작곡력과 상상력이 풍부한 작곡가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현대음악 창작에서나 쓰는 multiphonic sound까지 구사해 작품을 썼는데 돋보였다. 그는 정체성이 전제된 작품성과 예술성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김동명은 음향 구성(sound mixing)에 재능이 있어보였다. 구조와 구성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을 성 싶었다. 그리고 예술성이 전제된 작품성있는 곡 쓰기가 필요해보였다. 위촉 작곡가인 조은화는 논리적인 곡쓰기와 구성과 구조가 전제된 창작이 필요해보였다. 이문희는 구성도 우수했고 소리를 조립하는 texture도 살만했다. 한국적 현대음악으로서 작품성도 있어보였다. 악기들의 음악적인 combination도 체계있어 보였다. 그는 창작 아이디어가 좋았고 창의성이 돋보였다. 장은호는 교향시를 썼지만 오페라나 오라토리오 서곡(overture)같은 인상을 주었다. 특히 음향(orchestral sound)이 돋보였다. 그리고 climax를 후반부에 설정한 것은 살만했다. 그러나 작품 내용을 일관성있는 작업이 필요해보였다. 그는 구성과 예술성에 좀 더 관심을 가졌으면 좋을성싶다. 이번 음악제에 입선되어 발표한 작곡가들은 입선발표로 끝나지 말고 우리나라가 자랑할 수 있는 세계적인 작곡가가 되었으면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세계 창작계의 근황도, 경향도 인식하고 있어야 한다. ARKO 음악제는 작곡가들이 창작 산실로서의 기능을 충실히 해야함은 물론이고 주최측은 입선된 곡들을 재연하는 자리도 마련해야 한다. 그리고 참여 작곡가들은 이번을 계기로 한국 창작 음악의 정체성있는 자기 소리를 만들어가는 곡 쓰기를 해야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