名 합창지휘자들의 해석법 탐구 (28)
(백경화 편)
대담/ 김규현(前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 작곡가)
1 오랫동안 국립합창단 반주자로서 국내외의 많은 지휘자들의 해석 법 논리를 지켜보았는데요 그 축적된 해석에 관한 지식이 차고 넘칠 것 같습니다 반주자로서 합창지휘자가 된 동기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어려서부터 늘 합창단에서 활동했었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대우합창단에서 반주를 시작하였는데 안타깝게도 해체가 되었어요. 해체된 직후 윤학원교수님의 권유로 선명회어린이 합창단을 거쳐서 국립합창단의 반주자로 프로합창단의 반주를 총 26년간을
해왔습니다. 시작은 친한 친구와 함께 대우 합창단 오디션을 응시하면서였는데 합창단에서 오랜 시간을 생활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 93년 오디션을 통해 프로합창단의 최고봉인 국립합창단에 발을 디디게 되어 피아노 앞에 앉아 최고의 합창단원들의 앙상블 소리를 매일 접하며 연주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렇게 한 우물을 파면서 몇 년이 지나자 파트를 분석하게 되고, 곡해석 까지도 제법 어렵지 않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지휘자가 어떻게 리허설 하느냐에 따라 너무나도 많은 차이를 보임을 지휘자님들 바로 옆에서 수년간 느끼며 지내던 중, 학생들과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 지휘과
대학원에 입학 시험을 치루게 되었습니다. 제 두 자녀 모두를 이 학교에 입학시켜
훌륭한 학교라고 이미 알고 있었고, 국립합창단 연습동은 학교의 바로 옆 건물이었던 점도 제게는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립합창단 입단했을 당시 제 나이 29세였고 대우합창단과 선명회어린이 합창단을 오가며 차별화된 좋은 초견을 가지고 즐겁게 보내고 난 후였는데, 어릴때 만나뵙게 된 나영수교수님은 제게 "반주하면서 다른 파트도 다 듣고 좋은 코치가 될수 있으면 좋겠다 " 라는 말씀을 짧고 굵게 던지셨습니다.
저도 앙상블이 좋아서 재미있게 지내고는 있었지만 어려서부터 사사한 피아노 교수님들께서 피아노 독주에 관한 이야기만 하실 때와는 다른 제 미래의 진로를 꿰뚫어보시는 말씀이셨던 것 같습니다.
국립합창단의 나영수 감독님께서 제 3대 지휘자로 다시 부임하셨을 시절 나 교수님은 제게 "여자도 지휘한다. 러시아 여자 지휘자도 봤잖아. 자네는 음악이 확실하니 지휘 공부해 보소" 하심에 그저 놀라웠고 저의 피아노 반주가 마음에 안 드시는 줄 알고 혼자 울기까지 했었네요.
그 당시 저는 교회 찬양대 지휘를 하고 있었는데 지휘과 강의실에서 어떻게 지휘자를 양성하는지 궁금해 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더 공부한다면 음악을 훨씬 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이후 지휘자로 활동하리라고는 상상하거나
목표까지 하지는 못했었습니다. 그 무렵 저를 현실로 끌어내주신 분은 당시의 국립합창단 구천 감독님이셨어요 "국립합창단에서 부지휘자로 시작했지만 가까운 미래엔 넓은 곳으로 나가서 오디션도 보고 지휘자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저를 보실 때마다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늘 리허설할 때 제가 지휘하거나 가르칠 것도 아니면서 악보에 빼곡히 써놓곤 하는 습관이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지난 연습과 다른 점, 나 같으면 여기를 고치겠다, 무엇이 문제인가, 음정과 화음이 중요한데 저 파트들은 아직 왜 안되는 걸까?, 어머 이 음역에서는 이 파트는 이런 소리가 나는구나 ,두 파트 간의 진행이 이렇게 들리는구나, 소리를 들으며 이런 여러 가지 현상에서 오는 문제점과 해결책을 빠르게 찾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반주하다가 그 아까운 소재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빠르게 순간순간 적게 되었고 가사가 주는 내용이 관심있어서 가사의 내용도 적어놓곤 했습니다. 반주자였지만 곡마다 흥미롭게, 그리고 빠르게 잘 만들고 싶은 욕심으로 연습시간은 늘 벌써 끝났네 하며
내일을 기다렸습니다. 비록 지휘할 곡들은 아니었지만 그 모든 행동은 리허설 때 음악에 흠뻑 빠져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지휘자에게 들었던 대로 반주하다가 코치 역할 하다가 마에스트로 곁에서 반주하고 듣고 보고 하다가 저도 어느새 연습 지휘를 하다가 연주 지휘를 하고 있게
되었습니다.
2. 전문 프로 합창단 반주를 하다가 시립합창단 지휘를 하게 되니 무엇이 다른가요 한 단체의 주체자가 되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이 필요할 테구요
지휘자는 음악을 만드는 주체자입니다. 오랜 기간의 음악 앙상블 생활을 토대로 지휘자가 만들고 싶은 음악을 잘 만들어 드리는 연주자인 반주자에서 지금은
지휘자로 일을 하니 책임감이 많이 따르지만, 직접 음악을 연구하고 만드는 일이
마치 적금을 들어서 한 개씩 만기로 적금을 타는 것처럼 성취감이 높고 뿌듯합니다.
다행히 감사한 점은 제가 오랫동안의 프로합창단 재직 경험 때문에 음악 단체에서의 생활을 빨리 습득하고 적응한다는 점입니다
앙상블, 반주할 때의 센스 일까요? 성품이 세밀하기도 해서 일까요?
다른 연주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1초 뒤에는 어떻게 반응을
할건지 잘 예측하고 느끼는 편입니다.
저는 뒷바라지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예전부터 단체 내의 주인 의식이 있는 성품이었습니다.
피곤한 성품일 수도 있겠는데, 제 직장의 중심을 다 알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립합창단 예술감독을 처음 맡지만 모르는것을 단무장님에게 질문드리고 나면 이야기를 듣고 2개 3개를 배워왔습니다. 우리 당진시립합창단을 잘 이끌기 위해 열심히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런 리더로서의 모습들 또한 국립합창단 부지휘자 시절 상임 지휘자님의 장점과
단점을 옆에서 겪으면서 내가 반드시 배워야 할 점, 내가 배우면 안 좋은 점을
어렴풋하나마 정리했었습니다.
선생님, 선배님들은 앞서서 선구자 역할을 해주신 분들이기 때문에
그 분들 덕분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겠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합창단에서 겪은 어깨 너머로 본 경험들이 제 머리 안에 창고로 , 기준치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프로 합창단에서의 벌어지는 일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할 수가 있어서 국립합창단 때의 기억을 되살리면 생각나는 점들도 많았습니다.
성악을 전공하고 합창단 음악 단체의 연주자인 단원들은 이곳을 직장으로 알고 다니면서 일반 회사원과는 달리 그들의 전공인 노래를 가지고 다니는 직장이기 때문에
연습 때와 생활 할 때, 동지 의식 그리고 그들이 힘들어하는 점, 살맛나게 하는 점,
이런 것들을 잊지 않고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무엇보다도 시에서 운영해 주시는 시립합창단은 현재의 충남 당진시의 시민들에게 잘 어필될 수 있는 음악회를 마련하는 것, 그리고 큰 음악회장에 직접 못 오시는 곳곳의 모든 분들을 직접 찾아가는 것, 예술감독으로써 시 전체의 음악적 민도를 높여가는 것이 제일 큰 책임이라 하겠습니다.
시의 외국 자매도시나 해외 손님이 오셨을 때도 문화사절단은 늘 그 행사의 교류와 친선을 열고 유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합니다.
3. 아마추어와 전문 프로 합창단을 동시에 지휘하고 있는데 선곡법 노하우를 듣고 싶습니다. 전문 합창단은 아마추어와는 선곡 기준이 전혀 다를 것 같습니다.
곡 수준이나 내용 면에서 어떻게 접근하십니까
저는 매우 좋은 귀와 악보를 보면 악보에 음표들이 소리로 들릴 것만 같을 정도의 시창 능력이 뛰어난 편입니다. 기악을 전공해서 인 것 같습니다.
저의 장점이라면 어려운 악보를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시립합창단은 선곡 기준 제1순위가 시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객석의 반응 등을 고민하고 예상, 측정합니다.
각양각색의 청중을 늘 기억하고 짭니다.
두 번째는 우리 단원들이 전공한 것을 살려서 합창단에서 음악 생활을 하는데
한 걸음 한 걸음 발전할 수 있는 곡들이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주회의 프로그램을 선곡하는 과정에서 우선 전체 연주회의 큰 그림을 먼저
계획 합니다. 각곡 들은 가사 (시)의 내용이 연주회 큰 그림 안에 잘 어울리는지 보고
우리 단체의 현 시점에서 기술적인 면과 편성적인 면이 잘 소화될지도
약간의 발전을 가져오게 될지, 생각합니다.
오케스트라 선곡에 비해서 합창의 선곡은 너무나도 다양합니다
소품들부터 큰 작품까지, 그뿐 아니라 가사에 따라서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두 개의 트랙으로 레파토리를 분류해 갑니다.
즐거움이 위주가 된 찾아가는 연주에 적합한 곡들, 학구적인, 합창 문헌적으로 가치가 높은 곡을 시립합창단이 보유하는 것, 또는 3월 6월 9월 12월에 큰 연주를 기획하면서 시즌과 어울리는 연주를 하기도 하고 그 다음 해에는 2월 5월 8월 등 월을 달리하여 분위기를 바꾸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계절과 시즌에 따른 선곡 또는
시대별로 선곡하거나 남성 여성합창으로 나누거나 장르를 여러 가지로 바꾸거나, 학구적인 프로그램을 넣기도 합니다.
지휘자의 프로그램 구성은 그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만 보아도 지휘자의 내면이 가늠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연주 단체의 인원수에 따른 무리되지 않는 편성과, 각 합창단의 연주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는 곡을 우선 선곡하는 것이 체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큰 작품을 하기도 하고 매번 최근의 연주와는 다른 성격의 연주회를 준비합니다. 너무나 많은 장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목표는 어.... 어느 새 음악적인 수준이 높아져 있네! 라고 느끼는 시민상을 꿈꿉니다.
4. 선곡한 작품을 연주회 전에 어떻게 연구하는지,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선곡하는 단계에서 이미 위의 생각들을 하면서 결정했기 때문에 큰 틀이 머리 안에 잡혀있게 됩니다. 일차적인 테크닉적인 면과 음악적인 면을 모두 포함한 요소들 ;
가사의 내용 파악, 그 곡의 작곡 배경, 시대별 특성, 작곡자의 인생주기와 환경 등을 지휘자가 먼저 상세히 공부하여 연습과 연주의 기초를 마련합니다.
연주자들이 그 곡을 표현하고 노래하는 데 가장 아름다운 수위까지 익숙한 상태로
표현 할 수 있는 완성 단계의 소리와 모습을 예상하고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점들을 하나씩 연구합니다.
시대별, 작곡가별 특징이 반영된 해석의 밑바탕이 되는 근거를 찾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음악이론가들의 서적을 참고하게 되고, 그 곡 안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큰 기쁨을 얻곤 합니다.
5.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그 과정과 리허설 테크닉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연습 중에 특히 강조하는 것들은 무엇인지요
4번에서 말한 여러 요소들을 먼저 공부한 후, 연습 과정에서 다룹니다.
음악 단체내의 연주자들은 서로 듣기도 하지만, 각자 정확히 노래하는 것에 더 주력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듣고 있는 지휘자는 어떻게 들리고 있는지, 무엇을 조절해 줄지, 무엇이 어떻게 들리길 원하는지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주자들은 지휘자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모양을 만들고 싶은 건지, 그 곡을 완성하기 위해 지휘자가 꿈꾸는 방향과 느낌들을 똑같이 인식할 때 그렇게 노래를 불러줍니다.
그리고 리허설 테크닉은 시간 테크닉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시간과 주어진 날짜 속에서 내가 목표하고자 하는 모든 음악적인 요소들과 이 곡의 완성되는 목표치를 얼마나 상세하고 전달력 있는 표현과 설명을 통하여 단원들에게 나와 같게 인지시키는지 그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조하는 점은 곡마다 가장 결정적인 시간 ; 작곡자의 화성 색채나 그 작곡자의 음악적인 특징을 보여줘야 하는 바로 그 순간, 그 마디부분을 강조하여 그 부분을 놓치고 소홀히 연습 되지 않도록 만족한 연주가 되도록 노력하는 점이고, 그러기 위해 화음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 어떤 소리가 더 들려야 하는지, 어느 파트가 맞는 음정임에도 밸런스를 깨는 볼륨이나 모음 처리로 인해 틀리게 들리는지, 그 조성에 속한 음계를 불러보게 하거나, 프레이즈 끝 화음을 듣게 하여, 연주자 스스로 화음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듣는 기초 실력을 향상시킵니다.
가사에서 상상되는 스토리를 만들어서 연주자들에게 이 곡 하면 떠오르는 내면을 만들어주는 일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음색과 분위기를 만드는데 필수 불가결의 요소입니다.
가사의 의미를 알게끔 연습 도중에 몇 번 반복 인식시키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섞어서 인식한다던지 하여 지휘자가 원하는 방향과 곡의 느낌이 단원들도 지휘자 생각과 의도를 확실히 , 똑같이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티큘레이션이 디테일 해야 하고, 세밀한 요소들이 모여서 큰 구조가 됐을 때 이 곡에서 당연히 보편적으로 타당한 agogic 이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만들어지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설명이 다 전달 됐다면 되도록 지휘로 보여주어 연주시에도 같은 방법의 지휘가 소통되도록 미리 알게합니다.
내 스스로 연습하던 동안에 이 곡을 너무나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겪으며 단원들도 성취도를 나와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좋고, 노래 부르느라고 듣지 못할 수가 있으므로 1/2 인원을 노래 부르게 하여 노래 부르는 것만이 중요한게 아니라, 들어서 리허설이 더 유익하도록, 이 곡을 지휘자인 저처럼 들어서 알 수 있도록 듣는 과정을 겪게 합니다.
어떤 리허설이나 연주자들에게는 곡의 주인 의식을 갖게 유도하고,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면 더욱 잘 준비할 것입니다.
6. 악보에 쓰여진 연주 기호나 표현 기호 (Tempo, Dynamic, Expression mark 등)
이 있을 경우 얼마나 반영하고 없을 경우는 그 기호를 어떻게 무엇을 보고
설정하는지 듣고 싶습니다
우선 어느 출판사가 더 좋은 내용을 악보에 담고 있는지, 고전음악 일수록 에디션을 잘 선택한 후, 악보를 선택하고, 악보내의 모든 기호들이 작곡가 스스로가 붙인 것인지 출판사에서 붙인 것인지를 알아내어 작곡자가 붙인 경우는 모두 반영하려고 하고 출판사에서 붙인 경우는 모든 기호들을 지우고 그 시대적 음악적 특징을 떠올리면서, 나의 해석과 대입해 보면서, 그 전통관습에 맞게 선택하여 결정합니다.
노트들이 어디로 움직이려고 방향을 갖는지, 그 감정들이 어떤 성격인지, 기악 음악이라면 하고 음정들만 보고 느껴보기도 하고 가사에서 내용을 찾아보고 그 음형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악보 안에서 탐구하기 시작합니다.
컴퓨터의 창을 여러 개 열어서 알고, 또 알고 더 알게 되는 과정입니다.
작곡가가 넣어 놓은 싸인과 암호를 푸는 느낌입니다. 비밀을 찾는 것이지요.
그래서 머릿속에 불이 쨍하고 켜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프레이즈를 찾고, 모여서 섹션을 구분 짓고, 뼈대를 찾아 분석하고, 가사와 연관된 것을 찾고 그래서 그것들이 서로 연관되는 요소를 찾아서 작곡자의 생각을 추적해 갑니다. 간단한 분석과 뼈대는 단원들도 함께 알게합니다.
이 모든 것은 주관적인 생각이 아닌 시대별 음악적 특징을 반영한 타당한 근거를 찾는 과정입니다.
지휘자는 이론가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분명 연주자이어야 하기 때문에 자기가 전공했었던 악기, 다룰 수 있는 악기나 노래를 통하여 가장 음악미학적인 템포를 찾습니다. 템포도 이런 것을 찾다 보면 가장 어울리는 템포를 찾을 수 있으며, 직접 노래를 여러 번 불러 보아서 찾게 됩니다.
작곡자가 살아 있어서 나의 연주를 보게 된다면 흐뭇한 웃음을 짓기를 바랍니다.
어느 날 객석에서 듣는다면 흐뭇한 웃음을 짓는 작곡가를 상상하고 기대합니다.
7. 기존에 있는 대가들의 해석법, (CD, DVD, LP 등에 담겨진 연주 해석)을 참고
할 수는 있지만, 자신만의 해석 논리나 기준이 있으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지요.
선곡하기 전에 악보를 보고 선곡하지만, 인성이 들릴 때의 느낌을 더 느껴보기 위해
선곡 초기에 잠시 들어보기는 하지만, 선곡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선곡이 결정된 후 연구과정에서 내 스스로 곡을 70-80% 알아져 갔을 때, 여러 연주자들의 지휘자들의 연주를 최소 일곱 개 정도 비교하여 들어보기도 합니다.
지휘자들 중에 어느 특정 작곡가의 작품을 오랫동안 연주하고 연구 해온 지휘자들의 음원을 꼭 찾아서 듣습니다. 모범이 될 만한 합창단들의 연주를 듣기도 합니다.
그런 다른 연주자의 녹음을 들을 때 녹음 상태에 따라 잘 안 들리는 파트 부분을 악보를 보면서 스스로 들으며 약하게 들리는 한 파트를 노래 부르면서 들어봅니다.
약하게 들리는 한 파트를 부르면서 이 곡의 관계가 이렇겠군! 하고 생각해 봅니다.
악보 안의 객관적 요소들과 나의 해석이 일치하는지 생각하고 느껴보고 예로부터의 음악교집합 안에 있는지 보편타당성을 생각합니다.
작곡가는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어찌 흰 종이 위에 무에서 소리를 상상하고 다이나믹까지, 편성까지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정말 신기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에 비하면 지휘자는 조금은 수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존하는 작곡가의 곡을 만들 때는 더 쉽습니다. 의견을 들을 수 있으니까요.
내가 만난 적 없는 작곡가, 작고한 작곡가들의 음악을 탐구하는 것이 흥미로우면서도 연구의 길인 거지요. 내 자신만의 해석을 모든 곡의 대부분 많이 넣지 않습니다.
작곡자 의도와 악보에 있는 모든 요소들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시대별로 같은 기호라 해도 표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늘 보편 타당한 해석을 따릅니다.
그러나 저는 선곡을 한 후 먼저 음악을 듣지는 않습니다.
그 곡의 오리지날 텍스트를 먼저 파악한 후에 그 내용을 파악하여 이번 레파토리로 삼을 것인지 선택이 되고 나면, 피아노에 앉아서 작곡자가 악보 안에 표시해 놓은 것들을 매우 존중하면서 악보내의 음악적인 요소와 가장 자연스러운 노래하기 좋은, 가사와 어울리는 템포를 발견해 갑니다.
마치 컴퓨터에서 윈도우 창이 여러 개 열려진 상태이며, 작곡자가 표현하려고 한
의도와 비밀 키워드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로운 작업입니다.
그 작업 속에서 피아노로 곡을 파악하는 것은 곡을 빨리 속속들이 알게 해 주기 때문에 저는 제가 할수 있는 스코어 리딩을 통해 대부분의 분석을 피아노에 앉아 해석도 하고 결정도 하는데, 제게는 큰 기쁨이며 행복입니다.
제 스스로 음악의 쉐입과 아고긱을 결정한 후 여러 사람의 음악 연주를 들어보면 그 후에 조금 더 깨닫게 되기도 하고, 일치 하는 음원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음원을 듣고 참고하되, 따라 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일치감은 저의 희열입니다. 그리고 그 지휘자는 왜 그렇게 연주했는지 이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매우 흥미로운 작업입니다.
8. 어떤 면에서 주관적인 해석과 객관적인 해석을 달리 하십니까
절충이나 재해석도 하십니까
저는 주관적인 해석을 지양합니다. 악보 안에 있는 요소들을 찾는 것에 주력합니다.
특이한 요소가 있으면 발견하여 그것이 잘 표현 되는데 정성을 쏟습니다.
그것은 대선율이 될수도 있고, 악기 파트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리듬일 수도 있고,
그 요소들이 더 우선시 되는 순서에 따라 만듭니다.
그리고 그 곡이 어느 시대인지 그 음악적 전통과 특징에 근거하여 해석하고 연주 방식을 결정 합니다. 고음악과 고전음악 일수록 주관적인 해석을 하지 않으며, 낭만음악은 루바토와 극적인 표현의 면에서 주관적인 표현을 약간 하기도 합니다.
현대음악은 너무나 여러 가지로 다양하기 때문에 악보에 더욱 더 자세하게 설명이 표기되어 있기도 하지만, 좀 더 그 소재들이 악보 밖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생동감 있게 하기 위한 주관적인 해석을 하는 편입니다.
절충하는 해석의 예로, 바로크음악에서 다이나믹 레인지가 매우 드라마틱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대적 연주라는 초점에 맞추어 너무 밋밋한 다이나믹을 선택 하는 것은 지양합니다. P에서 forte 한개 정도까지의 다이나믹을 현대악기가 섞여있는 음악 연주자들, 더욱이 인원이 많은 단체이기 때문에, 그리고 홀도 대형 극장이기 때문에
그것에 맞추어 옛날 작은 홀에서, 현대의 장소로 증폭을 시킵니다.
9. 연습한 곡이 어떤 상태일 때 무대에 올리고 최고의 연주는 어떻게 연주되고
만들어진 음악인지 그 예를 들어 주시지요.
연주자들의 성대가 곡을 부르는 느낌을 익숙하게 기억했을 때 무대에 올리면 가장 익숙하고 전달력이 좋은 연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연습할 때 연주하는 것처럼 연습을 해서 연주시 악보에 얽매이거나 연주 당일에 잘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상태가 되지 않게 그 시점을 지나서 연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사의 내용에 따라 곡의 분위기가 잘 객석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성악 발성적인 소리가 가사와 잘 어울리는지 음색을 미리 잘 설명하여 연주자들이 익숙하도록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완성하기 조금 전에 너무 테크닉에만 치우쳐서 건조한 느낌의 노래가 되어 있지는 않는지 또 너무 일차적인 것이 확실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표현에만 치우쳐서 정확하고 객관성 있는 준비가 잘 안되어 있는지를 살펴서 연주전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후에 무대에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 끝으로 자신에게 합창지휘는 무엇이고 지휘 철학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음악가 혹은 지휘자는 누구이며
그 영향은 무엇이라고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저에게 합창지휘는 제가 어려서부터 좋아한 앙상블을 만들어 완성을 추구하는 건설과도 같은 건축가, 미술가 같은 느낌입니다.
언제나 시를 생각하게 하고 그것이 저의 인생 전반에서 인생의 깊이를 고찰하게 되는 종교적 가르침, 교훈, 명언 또는 철학과 같은 작품들을 만나게 되는 깊이 있는 독서와도 같은 일입니다. 작곡가들에게서 배우는 독서는 자양분이 넘칩니다.
저는 여자 지휘자입니다. 음악 단체 내에 있는 연주자들을 어머니와 같이 잘 교육시키고 여러 가지 곡을 진정 사랑하게 만들어서 정말 좋은 음악 단체의 연주자들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연주자들을 품격 있고 수준 높은 연주자로 성장시키는 것이 저의 1차적 지휘 목표입니다.
지휘 철학은 연주를 하고 나면, 객석의 단 한사람이라도 제대로 해석하려고 애쓴 저의 해석을 공감해 주는 연주를 하는 것이며, 지구에서 함께 살고 있는 인생이라는 공통분모를 윤택하게 만드는 연주를 하여 되도록 많은 청중들이 오래토록 연주의 감동을 지니는 것입니다.
제게 영향을 많이 준 음악가 또는 지휘자는 우선 학교에서 제게 지휘테크닉과 생각을 여러 방면으로 가르쳐 주신 교수님들 정치용, 강준일, 김홍수, 송정훈, 김진수선생님이 계셨고, 오페라의 속속들이 주인공 심리까지 이해하게 해주신 이탈리아 지휘자 Riccardo Serenelli , 직장에서 영향을 주신 나영수, 윤학원, 김명엽, 구천, 이상훈, 오세종, 염진섭, 이병직, 이상길 지휘자님들이 계셨고 객원지휘로 오셨던 수많은 외국 유명 지휘자분들, 지휘자다운 명확성으로 카르미나 부라나를 제게 인상 깊게 심어준 헝가리 지휘자 등등 저의 보물은 국내외의 팔십여 명에 달하는 지휘자를 경험한 것이 저의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지휘자란 경험들이 쌓여서 만들어져 간다”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지휘자가 만들어지는 것은 한 편의 연주를 할 때마다 겪게 되는 일들로 하여금 경험이 쌓여지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지휘자로 활동하신 모든 분들을 그런 의미에서 매우 깊이 존경합니다.
프로필 지휘자 백경화
서울예술고등학교 음악과 졸업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졸업
한양대학원 음악학과 졸업
이탈리아 베냐미노질리 음악원 오페라 코칭 전공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합창지휘과 전문사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오케스트라지휘과 전문사 졸업.
대우합창단,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 국립합창단 상임반주자 역임.
국립합창단 상임 부지휘자 역임.
카포 크누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역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수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경원대학교,
프레이즈 예술신학교 외래교수 역임
(가곡및 오페라 코치, 피아노 전공실기, 시창청음으로 출강)
국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대구시립합창단, 코리아쿱 오케스트라 객원지휘.
현재
당진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성신여대 외래교수(지휘법)
한국국제합창협회 연주기획 이사
당진시 교사합창단 지휘자
서울교회 가브리엘찬양대 지휘자
名 합창지휘자들의 해석법 탐구 (28)
(백경화 편)
대담/ 김규현(前한국음악비평가협회 회장, 작곡가)
1 오랫동안 국립합창단 반주자로서 국내외의 많은 지휘자들의 해석 법 논리를 지켜보았는데요 그 축적된 해석에 관한 지식이 차고 넘칠 것 같습니다 반주자로서 합창지휘자가 된 동기는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어려서부터 늘 합창단에서 활동했었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대우합창단에서 반주를 시작하였는데 안타깝게도 해체가 되었어요. 해체된 직후 윤학원교수님의 권유로 선명회어린이 합창단을 거쳐서 국립합창단의 반주자로 프로합창단의 반주를 총 26년간을
해왔습니다. 시작은 친한 친구와 함께 대우 합창단 오디션을 응시하면서였는데 합창단에서 오랜 시간을 생활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었습니다. 93년 오디션을 통해 프로합창단의 최고봉인 국립합창단에 발을 디디게 되어 피아노 앞에 앉아 최고의 합창단원들의 앙상블 소리를 매일 접하며 연주 생활을 이어왔습니다.
그렇게 한 우물을 파면서 몇 년이 지나자 파트를 분석하게 되고, 곡해석 까지도 제법 어렵지 않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지휘자가 어떻게 리허설 하느냐에 따라 너무나도 많은 차이를 보임을 지휘자님들 바로 옆에서 수년간 느끼며 지내던 중, 학생들과 함께 한국예술종합학교 지휘과
대학원에 입학 시험을 치루게 되었습니다. 제 두 자녀 모두를 이 학교에 입학시켜
훌륭한 학교라고 이미 알고 있었고, 국립합창단 연습동은 학교의 바로 옆 건물이었던 점도 제게는 큰 행운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국립합창단 입단했을 당시 제 나이 29세였고 대우합창단과 선명회어린이 합창단을 오가며 차별화된 좋은 초견을 가지고 즐겁게 보내고 난 후였는데, 어릴때 만나뵙게 된 나영수교수님은 제게 "반주하면서 다른 파트도 다 듣고 좋은 코치가 될수 있으면 좋겠다 " 라는 말씀을 짧고 굵게 던지셨습니다.
저도 앙상블이 좋아서 재미있게 지내고는 있었지만 어려서부터 사사한 피아노 교수님들께서 피아노 독주에 관한 이야기만 하실 때와는 다른 제 미래의 진로를 꿰뚫어보시는 말씀이셨던 것 같습니다.
국립합창단의 나영수 감독님께서 제 3대 지휘자로 다시 부임하셨을 시절 나 교수님은 제게 "여자도 지휘한다. 러시아 여자 지휘자도 봤잖아. 자네는 음악이 확실하니 지휘 공부해 보소" 하심에 그저 놀라웠고 저의 피아노 반주가 마음에 안 드시는 줄 알고 혼자 울기까지 했었네요.
그 당시 저는 교회 찬양대 지휘를 하고 있었는데 지휘과 강의실에서 어떻게 지휘자를 양성하는지 궁금해 했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더 공부한다면 음악을 훨씬 잘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때만 해도 이후 지휘자로 활동하리라고는 상상하거나
목표까지 하지는 못했었습니다. 그 무렵 저를 현실로 끌어내주신 분은 당시의 국립합창단 구천 감독님이셨어요 "국립합창단에서 부지휘자로 시작했지만 가까운 미래엔 넓은 곳으로 나가서 오디션도 보고 지휘자가 될 수 있도록 앞으로 나가야 한다"고 저를 보실 때마다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늘 리허설할 때 제가 지휘하거나 가르칠 것도 아니면서 악보에 빼곡히 써놓곤 하는 습관이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지난 연습과 다른 점, 나 같으면 여기를 고치겠다, 무엇이 문제인가, 음정과 화음이 중요한데 저 파트들은 아직 왜 안되는 걸까?, 어머 이 음역에서는 이 파트는 이런 소리가 나는구나 ,두 파트 간의 진행이 이렇게 들리는구나, 소리를 들으며 이런 여러 가지 현상에서 오는 문제점과 해결책을 빠르게 찾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반주하다가 그 아까운 소재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 빠르게 순간순간 적게 되었고 가사가 주는 내용이 관심있어서 가사의 내용도 적어놓곤 했습니다. 반주자였지만 곡마다 흥미롭게, 그리고 빠르게 잘 만들고 싶은 욕심으로 연습시간은 늘 벌써 끝났네 하며
내일을 기다렸습니다. 비록 지휘할 곡들은 아니었지만 그 모든 행동은 리허설 때 음악에 흠뻑 빠져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이탈리아 지휘자에게 들었던 대로 반주하다가 코치 역할 하다가 마에스트로 곁에서 반주하고 듣고 보고 하다가 저도 어느새 연습 지휘를 하다가 연주 지휘를 하고 있게
되었습니다.
2. 전문 프로 합창단 반주를 하다가 시립합창단 지휘를 하게 되니 무엇이 다른가요 한 단체의 주체자가 되고 책임감 있는 리더십이 필요할 테구요
지휘자는 음악을 만드는 주체자입니다. 오랜 기간의 음악 앙상블 생활을 토대로 지휘자가 만들고 싶은 음악을 잘 만들어 드리는 연주자인 반주자에서 지금은
지휘자로 일을 하니 책임감이 많이 따르지만, 직접 음악을 연구하고 만드는 일이
마치 적금을 들어서 한 개씩 만기로 적금을 타는 것처럼 성취감이 높고 뿌듯합니다.
다행히 감사한 점은 제가 오랫동안의 프로합창단 재직 경험 때문에 음악 단체에서의 생활을 빨리 습득하고 적응한다는 점입니다
앙상블, 반주할 때의 센스 일까요? 성품이 세밀하기도 해서 일까요?
다른 연주자가 무엇을 원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1초 뒤에는 어떻게 반응을
할건지 잘 예측하고 느끼는 편입니다.
저는 뒷바라지를 잘할 수 있는 사람인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예전부터 단체 내의 주인 의식이 있는 성품이었습니다.
피곤한 성품일 수도 있겠는데, 제 직장의 중심을 다 알고 싶어했습니다.
그래서인지 시립합창단 예술감독을 처음 맡지만 모르는것을 단무장님에게 질문드리고 나면 이야기를 듣고 2개 3개를 배워왔습니다. 우리 당진시립합창단을 잘 이끌기 위해 열심히 배워야 한다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이런 리더로서의 모습들 또한 국립합창단 부지휘자 시절 상임 지휘자님의 장점과
단점을 옆에서 겪으면서 내가 반드시 배워야 할 점, 내가 배우면 안 좋은 점을
어렴풋하나마 정리했었습니다.
선생님, 선배님들은 앞서서 선구자 역할을 해주신 분들이기 때문에
그 분들 덕분으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겠지만, 우리나라 최고의 합창단에서 겪은 어깨 너머로 본 경험들이 제 머리 안에 창고로 , 기준치로 저장되어 있습니다.
프로 합창단에서의 벌어지는 일들은 대부분 비슷비슷할 수가 있어서 국립합창단 때의 기억을 되살리면 생각나는 점들도 많았습니다.
성악을 전공하고 합창단 음악 단체의 연주자인 단원들은 이곳을 직장으로 알고 다니면서 일반 회사원과는 달리 그들의 전공인 노래를 가지고 다니는 직장이기 때문에
연습 때와 생활 할 때, 동지 의식 그리고 그들이 힘들어하는 점, 살맛나게 하는 점,
이런 것들을 잊지 않고 생각하려고 노력합니다.
무엇보다도 시에서 운영해 주시는 시립합창단은 현재의 충남 당진시의 시민들에게 잘 어필될 수 있는 음악회를 마련하는 것, 그리고 큰 음악회장에 직접 못 오시는 곳곳의 모든 분들을 직접 찾아가는 것, 예술감독으로써 시 전체의 음악적 민도를 높여가는 것이 제일 큰 책임이라 하겠습니다.
시의 외국 자매도시나 해외 손님이 오셨을 때도 문화사절단은 늘 그 행사의 교류와 친선을 열고 유지하는 데에 큰 역할을 합니다.
3. 아마추어와 전문 프로 합창단을 동시에 지휘하고 있는데 선곡법 노하우를 듣고 싶습니다. 전문 합창단은 아마추어와는 선곡 기준이 전혀 다를 것 같습니다.
곡 수준이나 내용 면에서 어떻게 접근하십니까
저는 매우 좋은 귀와 악보를 보면 악보에 음표들이 소리로 들릴 것만 같을 정도의 시창 능력이 뛰어난 편입니다. 기악을 전공해서 인 것 같습니다.
저의 장점이라면 어려운 악보를 별로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시민들을 위해서 존재하는 시립합창단은 선곡 기준 제1순위가 시민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객석의 반응 등을 고민하고 예상, 측정합니다.
각양각색의 청중을 늘 기억하고 짭니다.
두 번째는 우리 단원들이 전공한 것을 살려서 합창단에서 음악 생활을 하는데
한 걸음 한 걸음 발전할 수 있는 곡들이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주회의 프로그램을 선곡하는 과정에서 우선 전체 연주회의 큰 그림을 먼저
계획 합니다. 각곡 들은 가사 (시)의 내용이 연주회 큰 그림 안에 잘 어울리는지 보고
우리 단체의 현 시점에서 기술적인 면과 편성적인 면이 잘 소화될지도
약간의 발전을 가져오게 될지, 생각합니다.
오케스트라 선곡에 비해서 합창의 선곡은 너무나도 다양합니다
소품들부터 큰 작품까지, 그뿐 아니라 가사에 따라서 너무나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두 개의 트랙으로 레파토리를 분류해 갑니다.
즐거움이 위주가 된 찾아가는 연주에 적합한 곡들, 학구적인, 합창 문헌적으로 가치가 높은 곡을 시립합창단이 보유하는 것, 또는 3월 6월 9월 12월에 큰 연주를 기획하면서 시즌과 어울리는 연주를 하기도 하고 그 다음 해에는 2월 5월 8월 등 월을 달리하여 분위기를 바꾸는 데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렇듯 계절과 시즌에 따른 선곡 또는
시대별로 선곡하거나 남성 여성합창으로 나누거나 장르를 여러 가지로 바꾸거나, 학구적인 프로그램을 넣기도 합니다.
지휘자의 프로그램 구성은 그야말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프로그램만 보아도 지휘자의 내면이 가늠된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연주 단체의 인원수에 따른 무리되지 않는 편성과, 각 합창단의 연주자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완성도가 높아질 수 있는 곡을 우선 선곡하는 것이 체하지 않고 발전할 수 있는 길이라 생각합니다. 큰 작품을 하기도 하고 매번 최근의 연주와는 다른 성격의 연주회를 준비합니다. 너무나 많은 장르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의 목표는 어.... 어느 새 음악적인 수준이 높아져 있네! 라고 느끼는 시민상을 꿈꿉니다.
4. 선곡한 작품을 연주회 전에 어떻게 연구하는지, 그 과정을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선곡하는 단계에서 이미 위의 생각들을 하면서 결정했기 때문에 큰 틀이 머리 안에 잡혀있게 됩니다. 일차적인 테크닉적인 면과 음악적인 면을 모두 포함한 요소들 ;
가사의 내용 파악, 그 곡의 작곡 배경, 시대별 특성, 작곡자의 인생주기와 환경 등을 지휘자가 먼저 상세히 공부하여 연습과 연주의 기초를 마련합니다.
연주자들이 그 곡을 표현하고 노래하는 데 가장 아름다운 수위까지 익숙한 상태로
표현 할 수 있는 완성 단계의 소리와 모습을 예상하고 ,그것에 도달하기 위해 도움이 되는 점들을 하나씩 연구합니다.
시대별, 작곡가별 특징이 반영된 해석의 밑바탕이 되는 근거를 찾는 것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음악이론가들의 서적을 참고하게 되고, 그 곡 안의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면 큰 기쁨을 얻곤 합니다.
5. 연습은 어떻게 하는지 그 과정과 리허설 테크닉을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연습 중에 특히 강조하는 것들은 무엇인지요
4번에서 말한 여러 요소들을 먼저 공부한 후, 연습 과정에서 다룹니다.
음악 단체내의 연주자들은 서로 듣기도 하지만, 각자 정확히 노래하는 것에 더 주력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늘 듣고 있는 지휘자는 어떻게 들리고 있는지, 무엇을 조절해 줄지, 무엇이 어떻게 들리길 원하는지 전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연주자들은 지휘자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모양을 만들고 싶은 건지, 그 곡을 완성하기 위해 지휘자가 꿈꾸는 방향과 느낌들을 똑같이 인식할 때 그렇게 노래를 불러줍니다.
그리고 리허설 테크닉은 시간 테크닉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어진 시간과 주어진 날짜 속에서 내가 목표하고자 하는 모든 음악적인 요소들과 이 곡의 완성되는 목표치를 얼마나 상세하고 전달력 있는 표현과 설명을 통하여 단원들에게 나와 같게 인지시키는지 그것이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강조하는 점은 곡마다 가장 결정적인 시간 ; 작곡자의 화성 색채나 그 작곡자의 음악적인 특징을 보여줘야 하는 바로 그 순간, 그 마디부분을 강조하여 그 부분을 놓치고 소홀히 연습 되지 않도록 만족한 연주가 되도록 노력하는 점이고, 그러기 위해 화음을 만들어야 하는 경우 어떤 소리가 더 들려야 하는지, 어느 파트가 맞는 음정임에도 밸런스를 깨는 볼륨이나 모음 처리로 인해 틀리게 들리는지, 그 조성에 속한 음계를 불러보게 하거나, 프레이즈 끝 화음을 듣게 하여, 연주자 스스로 화음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듣는 기초 실력을 향상시킵니다.
가사에서 상상되는 스토리를 만들어서 연주자들에게 이 곡 하면 떠오르는 내면을 만들어주는 일이 중요하다 생각합니다. 음색과 분위기를 만드는데 필수 불가결의 요소입니다.
가사의 의미를 알게끔 연습 도중에 몇 번 반복 인식시키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섞어서 인식한다던지 하여 지휘자가 원하는 방향과 곡의 느낌이 단원들도 지휘자 생각과 의도를 확실히 , 똑같이 인지시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티큘레이션이 디테일 해야 하고, 세밀한 요소들이 모여서 큰 구조가 됐을 때 이 곡에서 당연히 보편적으로 타당한 agogic 이 내가 원하는 대로 잘 만들어지는지를 자세히 설명하고, 설명이 다 전달 됐다면 되도록 지휘로 보여주어 연주시에도 같은 방법의 지휘가 소통되도록 미리 알게합니다.
내 스스로 연습하던 동안에 이 곡을 너무나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겪으며 단원들도 성취도를 나와 같이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매우 좋고, 노래 부르느라고 듣지 못할 수가 있으므로 1/2 인원을 노래 부르게 하여 노래 부르는 것만이 중요한게 아니라, 들어서 리허설이 더 유익하도록, 이 곡을 지휘자인 저처럼 들어서 알 수 있도록 듣는 과정을 겪게 합니다.
어떤 리허설이나 연주자들에게는 곡의 주인 의식을 갖게 유도하고,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을 주면 더욱 잘 준비할 것입니다.
6. 악보에 쓰여진 연주 기호나 표현 기호 (Tempo, Dynamic, Expression mark 등)
이 있을 경우 얼마나 반영하고 없을 경우는 그 기호를 어떻게 무엇을 보고
설정하는지 듣고 싶습니다
우선 어느 출판사가 더 좋은 내용을 악보에 담고 있는지, 고전음악 일수록 에디션을 잘 선택한 후, 악보를 선택하고, 악보내의 모든 기호들이 작곡가 스스로가 붙인 것인지 출판사에서 붙인 것인지를 알아내어 작곡자가 붙인 경우는 모두 반영하려고 하고 출판사에서 붙인 경우는 모든 기호들을 지우고 그 시대적 음악적 특징을 떠올리면서, 나의 해석과 대입해 보면서, 그 전통관습에 맞게 선택하여 결정합니다.
노트들이 어디로 움직이려고 방향을 갖는지, 그 감정들이 어떤 성격인지, 기악 음악이라면 하고 음정들만 보고 느껴보기도 하고 가사에서 내용을 찾아보고 그 음형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악보 안에서 탐구하기 시작합니다.
컴퓨터의 창을 여러 개 열어서 알고, 또 알고 더 알게 되는 과정입니다.
작곡가가 넣어 놓은 싸인과 암호를 푸는 느낌입니다. 비밀을 찾는 것이지요.
그래서 머릿속에 불이 쨍하고 켜지는 느낌이 들 때까지 프레이즈를 찾고, 모여서 섹션을 구분 짓고, 뼈대를 찾아 분석하고, 가사와 연관된 것을 찾고 그래서 그것들이 서로 연관되는 요소를 찾아서 작곡자의 생각을 추적해 갑니다. 간단한 분석과 뼈대는 단원들도 함께 알게합니다.
이 모든 것은 주관적인 생각이 아닌 시대별 음악적 특징을 반영한 타당한 근거를 찾는 과정입니다.
지휘자는 이론가에 국한 되는 것이 아니라 분명 연주자이어야 하기 때문에 자기가 전공했었던 악기, 다룰 수 있는 악기나 노래를 통하여 가장 음악미학적인 템포를 찾습니다. 템포도 이런 것을 찾다 보면 가장 어울리는 템포를 찾을 수 있으며, 직접 노래를 여러 번 불러 보아서 찾게 됩니다.
작곡자가 살아 있어서 나의 연주를 보게 된다면 흐뭇한 웃음을 짓기를 바랍니다.
어느 날 객석에서 듣는다면 흐뭇한 웃음을 짓는 작곡가를 상상하고 기대합니다.
7. 기존에 있는 대가들의 해석법, (CD, DVD, LP 등에 담겨진 연주 해석)을 참고
할 수는 있지만, 자신만의 해석 논리나 기준이 있으면 무엇인지 말씀해 주시지요.
선곡하기 전에 악보를 보고 선곡하지만, 인성이 들릴 때의 느낌을 더 느껴보기 위해
선곡 초기에 잠시 들어보기는 하지만, 선곡하는데 결정적으로 작용하지는 않습니다.
선곡이 결정된 후 연구과정에서 내 스스로 곡을 70-80% 알아져 갔을 때, 여러 연주자들의 지휘자들의 연주를 최소 일곱 개 정도 비교하여 들어보기도 합니다.
지휘자들 중에 어느 특정 작곡가의 작품을 오랫동안 연주하고 연구 해온 지휘자들의 음원을 꼭 찾아서 듣습니다. 모범이 될 만한 합창단들의 연주를 듣기도 합니다.
그런 다른 연주자의 녹음을 들을 때 녹음 상태에 따라 잘 안 들리는 파트 부분을 악보를 보면서 스스로 들으며 약하게 들리는 한 파트를 노래 부르면서 들어봅니다.
약하게 들리는 한 파트를 부르면서 이 곡의 관계가 이렇겠군! 하고 생각해 봅니다.
악보 안의 객관적 요소들과 나의 해석이 일치하는지 생각하고 느껴보고 예로부터의 음악교집합 안에 있는지 보편타당성을 생각합니다.
작곡가는 기적을 만드는 사람들이라 생각합니다.
어찌 흰 종이 위에 무에서 소리를 상상하고 다이나믹까지, 편성까지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정말 신기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사람들에 비하면 지휘자는 조금은 수월한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존하는 작곡가의 곡을 만들 때는 더 쉽습니다. 의견을 들을 수 있으니까요.
내가 만난 적 없는 작곡가, 작고한 작곡가들의 음악을 탐구하는 것이 흥미로우면서도 연구의 길인 거지요. 내 자신만의 해석을 모든 곡의 대부분 많이 넣지 않습니다.
작곡자 의도와 악보에 있는 모든 요소들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다만, 시대별로 같은 기호라 해도 표현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늘 보편 타당한 해석을 따릅니다.
그러나 저는 선곡을 한 후 먼저 음악을 듣지는 않습니다.
그 곡의 오리지날 텍스트를 먼저 파악한 후에 그 내용을 파악하여 이번 레파토리로 삼을 것인지 선택이 되고 나면, 피아노에 앉아서 작곡자가 악보 안에 표시해 놓은 것들을 매우 존중하면서 악보내의 음악적인 요소와 가장 자연스러운 노래하기 좋은, 가사와 어울리는 템포를 발견해 갑니다.
마치 컴퓨터에서 윈도우 창이 여러 개 열려진 상태이며, 작곡자가 표현하려고 한
의도와 비밀 키워드들을 찾기 시작합니다. 너무나 재미있고 흥미로운 작업입니다.
그 작업 속에서 피아노로 곡을 파악하는 것은 곡을 빨리 속속들이 알게 해 주기 때문에 저는 제가 할수 있는 스코어 리딩을 통해 대부분의 분석을 피아노에 앉아 해석도 하고 결정도 하는데, 제게는 큰 기쁨이며 행복입니다.
제 스스로 음악의 쉐입과 아고긱을 결정한 후 여러 사람의 음악 연주를 들어보면 그 후에 조금 더 깨닫게 되기도 하고, 일치 하는 음원을 발견하기도 합니다.
대부분 음원을 듣고 참고하되, 따라 하는 것을 지양하는 편입니다. 이러한 일치감은 저의 희열입니다. 그리고 그 지휘자는 왜 그렇게 연주했는지 이해가 되기도 하고 때로는 이해가 안 되기도 합니다. 매우 흥미로운 작업입니다.
8. 어떤 면에서 주관적인 해석과 객관적인 해석을 달리 하십니까
절충이나 재해석도 하십니까
저는 주관적인 해석을 지양합니다. 악보 안에 있는 요소들을 찾는 것에 주력합니다.
특이한 요소가 있으면 발견하여 그것이 잘 표현 되는데 정성을 쏟습니다.
그것은 대선율이 될수도 있고, 악기 파트의 표현일 수도 있습니다. 리듬일 수도 있고,
그 요소들이 더 우선시 되는 순서에 따라 만듭니다.
그리고 그 곡이 어느 시대인지 그 음악적 전통과 특징에 근거하여 해석하고 연주 방식을 결정 합니다. 고음악과 고전음악 일수록 주관적인 해석을 하지 않으며, 낭만음악은 루바토와 극적인 표현의 면에서 주관적인 표현을 약간 하기도 합니다.
현대음악은 너무나 여러 가지로 다양하기 때문에 악보에 더욱 더 자세하게 설명이 표기되어 있기도 하지만, 좀 더 그 소재들이 악보 밖으로 표출될 수 있도록 생동감 있게 하기 위한 주관적인 해석을 하는 편입니다.
절충하는 해석의 예로, 바로크음악에서 다이나믹 레인지가 매우 드라마틱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시대적 연주라는 초점에 맞추어 너무 밋밋한 다이나믹을 선택 하는 것은 지양합니다. P에서 forte 한개 정도까지의 다이나믹을 현대악기가 섞여있는 음악 연주자들, 더욱이 인원이 많은 단체이기 때문에, 그리고 홀도 대형 극장이기 때문에
그것에 맞추어 옛날 작은 홀에서, 현대의 장소로 증폭을 시킵니다.
9. 연습한 곡이 어떤 상태일 때 무대에 올리고 최고의 연주는 어떻게 연주되고
만들어진 음악인지 그 예를 들어 주시지요.
연주자들의 성대가 곡을 부르는 느낌을 익숙하게 기억했을 때 무대에 올리면 가장 익숙하고 전달력이 좋은 연주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평소 연습할 때 연주하는 것처럼 연습을 해서 연주시 악보에 얽매이거나 연주 당일에 잘해보려고 안간힘을 쓰는 상태가 되지 않게 그 시점을 지나서 연주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가사의 내용에 따라 곡의 분위기가 잘 객석으로 전달될 수 있도록 성악 발성적인 소리가 가사와 잘 어울리는지 음색을 미리 잘 설명하여 연주자들이 익숙하도록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완성하기 조금 전에 너무 테크닉에만 치우쳐서 건조한 느낌의 노래가 되어 있지는 않는지 또 너무 일차적인 것이 확실치 않은데도 불구하고 표현에만 치우쳐서 정확하고 객관성 있는 준비가 잘 안되어 있는지를 살펴서 연주전까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한 후에 무대에 올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 끝으로 자신에게 합창지휘는 무엇이고 지휘 철학은 무엇인지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가장 영향을 많이 받은 음악가 혹은 지휘자는 누구이며
그 영향은 무엇이라고 말씀해 주시겠습니까.
저에게 합창지휘는 제가 어려서부터 좋아한 앙상블을 만들어 완성을 추구하는 건설과도 같은 건축가, 미술가 같은 느낌입니다.
언제나 시를 생각하게 하고 그것이 저의 인생 전반에서 인생의 깊이를 고찰하게 되는 종교적 가르침, 교훈, 명언 또는 철학과 같은 작품들을 만나게 되는 깊이 있는 독서와도 같은 일입니다. 작곡가들에게서 배우는 독서는 자양분이 넘칩니다.
저는 여자 지휘자입니다. 음악 단체 내에 있는 연주자들을 어머니와 같이 잘 교육시키고 여러 가지 곡을 진정 사랑하게 만들어서 정말 좋은 음악 단체의 연주자들로 성장시키고 싶습니다. 연주자들을 품격 있고 수준 높은 연주자로 성장시키는 것이 저의 1차적 지휘 목표입니다.
지휘 철학은 연주를 하고 나면, 객석의 단 한사람이라도 제대로 해석하려고 애쓴 저의 해석을 공감해 주는 연주를 하는 것이며, 지구에서 함께 살고 있는 인생이라는 공통분모를 윤택하게 만드는 연주를 하여 되도록 많은 청중들이 오래토록 연주의 감동을 지니는 것입니다.
제게 영향을 많이 준 음악가 또는 지휘자는 우선 학교에서 제게 지휘테크닉과 생각을 여러 방면으로 가르쳐 주신 교수님들 정치용, 강준일, 김홍수, 송정훈, 김진수선생님이 계셨고, 오페라의 속속들이 주인공 심리까지 이해하게 해주신 이탈리아 지휘자 Riccardo Serenelli , 직장에서 영향을 주신 나영수, 윤학원, 김명엽, 구천, 이상훈, 오세종, 염진섭, 이병직, 이상길 지휘자님들이 계셨고 객원지휘로 오셨던 수많은 외국 유명 지휘자분들, 지휘자다운 명확성으로 카르미나 부라나를 제게 인상 깊게 심어준 헝가리 지휘자 등등 저의 보물은 국내외의 팔십여 명에 달하는 지휘자를 경험한 것이 저의 재산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좋은 지휘자란 경험들이 쌓여서 만들어져 간다” 라는 말이 생각납니다.
지휘자가 만들어지는 것은 한 편의 연주를 할 때마다 겪게 되는 일들로 하여금 경험이 쌓여지는 것입니다.
오랫동안 지휘자로 활동하신 모든 분들을 그런 의미에서 매우 깊이 존경합니다.
프로필 지휘자 백경화
서울예술고등학교 음악과 졸업
서울대학교 음악대학 기악과 졸업
한양대학원 음악학과 졸업
이탈리아 베냐미노질리 음악원 오페라 코칭 전공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합창지휘과 전문사 졸업.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 오케스트라지휘과 전문사 졸업.
대우합창단, 선명회 어린이 합창단, 국립합창단 상임반주자 역임.
국립합창단 상임 부지휘자 역임.
카포 크누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역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수상.
한국예술종합학교, 경원대학교,
프레이즈 예술신학교 외래교수 역임
(가곡및 오페라 코치, 피아노 전공실기, 시창청음으로 출강)
국립합창단, 고양시립합창단, 대구시립합창단, 코리아쿱 오케스트라 객원지휘.
현재
당진시립합창단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
성신여대 외래교수(지휘법)
한국국제합창협회 연주기획 이사
당진시 교사합창단 지휘자
서울교회 가브리엘찬양대 지휘자